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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이사이자 무의 이사장, 홍윤희 님

“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사이드 프로젝트”

12월 8일 콘조이스 연사 – 홍윤희 님

홍윤희 님

– 헤이조이스 인스파이러
– 이베이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부문 이사
– 협동조합 무의(muui) 이사장
– 이베이코리아에서 기업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틔워 준 딸 덕분에 언론홍보 외 소셜임팩트를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업무로 확장해 매일 도전받고, 도전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장애인이동권컨텐츠를 만드는 협동조합 무의를 운영하면서 서울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를 만들고 있다. 무지를 인정하는 것, 다양성, 연결의 힘을 믿는다.
– 저서: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공저)
– 역서: <너무 일찍 어른이 될 필요는 없어>, <피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하는 기술>

 


 

Part 1. PR 전문가, 그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다

 

[개인적인 활동이 커리어의 중심을 이동시키다]

저희 아이가 휠체어를 타는데, 아이의 이동권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2011년부터 해왔어요. 별건 아니고 “이런 거 불편해요.”라고 페이스북에 호소하면 기자분들이 기사로 써주신다든지, 저희 동네에 있는 지하철역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줄기차게 민원을 제기한다든지, 그런 활동들을 모아서 인터뷰를 한다는지 하는 활동들을 쭉 했었어요. 그 후로 회사에서도 본격적으로 소셜 임팩트 쪽 일을 하게 됐지요.

 

[힘든 길이지만 즐겁게 가기로 했다]

그러다 2015년에 ‘무의’라는 단체를 하버드대 다니는 김건호님과 함께 만들었어요. 무의의 슬로건은 ‘Disability made sexy’예요. ‘장애라는 걸 불쌍하게 볼 이유가 없잖아?’ 이런 의미죠.

한데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가는 것이 한국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기본 이동권조차 보장되어 있지 않아서 사람이 죽고 다치고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래도 되도록이면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하려 해요. 힘들고 어려운 길이더라도 ‘즐겁게 걸을 것인가?’ ‘고통스럽게 걸을 것인가?’ 그 2개의 태도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순 있잖아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의 소중함]

‘우리 아이가 커서, 엄마 아빠가 없이 혼자 세상에 남았을 때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 제가 만들어줄 수 있는 만큼은 만들어주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프라만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엄마가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이런 솔루션을 제시했더니 이만큼은 바뀌었어”라는 걸 아이가 보고 체험하기를 바라요. 나아가 이 과정을 같이 해주시는 분들도 집단적으로 효능감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 무의의 '지하철 환승지도 만들기 2차 자원봉사자 교육 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날짜: 2017년 7월 8일 오후 1시 – 3시 30분 (당초 6월 말에 비해 1주 연기되었습니다)장소: 서울 동대문 DDP 살림터 2층 디자인세미나실 자원봉사 신청은 yhhong7309@gmail.com (홍윤희 무의 이사장)h_soo529@naver.com (송현수 무의 연구원) 으로 하단 정보를 적어 보내 주세요. (기존 신청하신 분은 별도 이메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휠체어, 유모차, 모든 이들을 위한 가이드 만들기에시민 여러분의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무의 지하철환승지도 만들기 2차 자원봉사 신청자 정보>1.성명2.휴대폰번호3.거주지(동까지만 적어주세요)4.자원봉사포털(1365봉사포털) 등록되어 계시며 봉사인정 원하시는 경우: ID, 생년월일(예: 2000년 1월1일인 경우 20000101)5.동반자여부, 동반자수 후원: 서울디자인재단, 계원예술대학교휠체어후원: Ottobock Korea – 오토복코리아헬스케어- 7월8일, 2차 자원봉사 리서처 오리엔테이션(2-3시간 소요)을 진행하고 7월 한 달 동안 자원봉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거주하시는 지역별로 환승 조사역을 매칭하여 팀을 만들어 드립니다. – 각 자원봉사 팀별로 약 2-3시간이 소요됩니다. – 자원봉사내용은 서울시 지하철 역 중 휠체어로 환승이 어려운 역의 환승루트를 조사하는 활동입니다. 활동시 루트의 난이도에 따라 1-3개 루트를 돌게 됩니다((자원봉사자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조사합니다.)무의 지하철 환승지도 경로 http://www.wearemuui.com/kr/specialproject/Why Muui is making Seoul Subway Transfer Maps: We want to make the maps 'not needed' in the long run.

게시: Muui 무의 – 장애를 무의미하게 2017년 4월 16일 일요일

 

[병에 걸렸을 때와 이직하고 싶을 땐 주변에 널리 알려라]

최근 몇 년간 서울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이하 환승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주변에 많이 알려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알려야 해결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어요.

“병에 걸렸을 때와 이직하고 싶을 땐 주변에 널리 알려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자기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나 네트워크에 알려야 유용한 정보들이 본인에게 와요. SNS에 “이런 부분이 어려운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면 어떤 선한 사람이, 설령 친하지 않고 건너건너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이더라도 정보를 알려줄 수 있죠.

저는 그런 경험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저희 아이 같은 경우 신경모세포종이라는 특이한 소아암에 걸렸었는데 처음엔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정보도 많지 않아서 굉장히 답답했어요. 당시에는 인터넷을 통해 물어볼 곳이 없었어요.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후에는 아이가 아프거나 교육 환경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을 때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분들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정보가 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고 덜 불안하더라고요. 그런 이유에서라도 많이 알리는 게 좋아요.

사실 그런 생각에서 만든 게 옥션의 장애 용품 코너인 ‘케어플러스’에요. 장애는 누구나 다 처음 겪는 건데, 집에서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병원에서 다 가르쳐 주지는 않거든요. 사실 휠체어 이용자에게 실내 경사로가 필요하다고 아무도 알려 주지 않아요. 어딘가에서 본 자투리 정보를 갖고 무슨 검색어로 검색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이리저리 검색하다 옥션에서 산 4만 원짜리 실내 경사로로 4천만 원짜리 자유를 얻었는데, 이런 정보를 다른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PR 전문가가 문제를 주변에 알렸던 방법들]

컨텐츠가 흡인력을 가지려면 잘 써야 해요. 잘 쓰려면 자주 써보는 방법밖에 없고요. 저는 일단 SNS에 빨리 올리고 조금씩 고치는 편이에요. 물론 기사를 쓸 때 그러면 안 되지만 개인 페이스북이야 고쳐도 상관없잖아요. 고쳤다는 걸 기록으로 남겨둬도 되고요. 특히 저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 분은 무언가 생각이 났을 때 페이스북을 생각 기록용으로 쓰는 것도 좋아요. 꼭 공개하지 않아도 되고 나만 보기로 올려도 되니 어떻게든 기록으로 남기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한 계정에 너무 여러 주제에 대해 쓰는 건 안 좋아요. 이 사람이 어떤 것에 대해 소통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독자들이 인식하기 어려워지거든요. 자기 계정에 애독자들이 생겨야 나중에 그 타겟을 위한 컨텐츠를 기획할 수도 있어요.

물론 좋은 컨텐츠가 바이럴이 되고 폭발력을 가지려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긴 해요. 초기에 제 프로젝트를 가장 잘 알렸던 것은 (지금은 없어진) 카카오 스토리 펀딩이었어요. 그때쯤 카카오 스토리 펀딩에 올리면 다음 메인에 거의 매주 나왔거든요. 자기가 쓴 컨텐츠가 포털 메인에 갈 수 있게끔 잘 기획하고 알리는 게 중요해요. 요즘은 네이버 포스트, 브런치 등 포털 메인이나 카카오 채널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채널들이 여럿 있으니 한 번 살펴보세요.

 

[작게 시작하라. 완벽하지 않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환승지도를 만들 때 처음에는 일일호프 때 붙이는 스티커처럼 지하철에  안내 스티커를 붙일 목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했고 400만 원 정도 모았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지하철에 뭔가를 붙이는 게 불법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앱으로 바꾸려 하니 많은 사람들이 “400만 원으로 앱 만들 수 있겠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제 개인 돈을 넣어서라도 앱을 만들어야 할까요?”라며 주변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요.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 “그렇게 하지 마. 그냥 작게 시작해. 다 안 해도 돼.”, “괜찮아. 그거 가지고 누가 너에게 뭐라고 안 그래.”라고 했는데 그 말이 큰 위안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작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지금까지 이어졌어요. 이 지도의 목적은 완결이 아니라, 지도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있어요. 무의의 환승지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과정, 그 과정이 의미 있는 거죠. 그 과정을 겪으며, 우리의 지도가 한 번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어떻게 하면 교통약자 이동 정보가 공공 데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공공을 설득해서, 이 정보가 잘 관리되게끔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냥 손 놓고 있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원래 지금처럼까지 거침없이 실행에 옮기는 편은 아니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실행하지 않으면 진행되는 게 없다는 걸 알게 되고부터였어요. 예를 들어 저희 아이가 어린이집 들어갈 나이라 알아봤는데 주변 어린이집에서는 다 못 받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기어 다니면 다른 아이들 발에 차여서 다칠 수 있는데 우린 그거 책임 못 진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아 그렇구나’라고 바로 포기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볼 순 없었어요. 그래서 정말 끝까지 알아봤죠. 오랜 노력 끝에 아이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었어요.

그 어린이집에 가서도 비슷한 걸 느꼈는데요. 공동육아라는 게 부모들이 함께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이에요. 그때그때 닥친 문제들에 대해 부모들이 직접 고민해서 함께 해결해나가죠. 예를 들어 우리는 아이들과 매일 산을 올라가는데 걸을 수 없는 아이가 왔을 때 ‘그럼 이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를 해요. 논의 끝에 “그 집 엄마는 회사에 나가니까 회사 안 나가는 엄마들이 당번을 정해서 돌아가면서 업어서 가자”라고 결론을 내기도 했어요. 실제로 저희 아이를 업고 산에 올랐다 내려갔다 해주셨죠. 나중엔 못쓰는 유모차를 하나 구해서 쓰기도 하고요. 유모차로 가기 좋은 길을 알아내서 그쪽으로 가보기도 하고요.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냥 손놓고 있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 아이를 키우며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몸으로 느낀 거예요.

 

Part 2. 워크 앤 사이드프로젝트 밸런스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상사의 눈엔 그저 ‘딴짓’처럼 보이지 않을까?]

저도 사실 스스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연결해야 하고, 끊어야 할지 명확하게 선을 긋진 못한 상태예요. 제가 하고 있는 활동들과 업무가 서로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주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하는 활동을 통해 정말 많은 장애인 인맥을 알게 돼서, 회사 업무에서 활용해요. 가장 최근 사례가 곧 출시되는 G마켓의 유니버설 디자인 의류 – 즉 휠체어 사용자와 비장애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의류 디자인에 제 장애인 지인들과 협회 인맥을 총동원했어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할 때 시간적으로 봤을 때는 출근 전, 퇴근 후, 점심시간 끊어서 한다든지 혹시 하루를 비워야 한다고 하면 휴가를 내요. 무의 활동은 주로 주말에 하고요. 이런 식으로 회사 업무에 지장 없는 선에서 하고 있어요.

작년에 지하철 환승지도 만드는 걸로 KBS 뉴스에 한 번 나왔었거든요. 대표님께서 그걸 페이스북에 공유를 해주셨어요. 그걸 계기로 직원들이 ‘이런 부분을 회사에서 긍정적으로 보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평소에도 제 페이스북을 보며 ‘개인적인 활동이 일에 긍정적인 영향들을 많이 주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신 것 같고요. 몇몇 분들은 회의할 때 무의 활동에 대해 언급해주시기도 해요.

물론 저의 경우 소셜 임팩트 업무가 저의 메인 업무니까 시너지가 난다고 회사에서도 생각해주시는 건 있어요.

 

 

[내 일과 관련 없는 일은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닌 사이드 ‘허슬’이라 부른다]

많은 분들이, 특히 공기업 다니는 분들이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적으로는 할 수 있는데 그걸로 돈을 받거나 할 순 없다는 거예요. 그러면 징계를 받는다고요.

개인적으로는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이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더 긍정적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해요. 퇴근 후 맥주집을 운영한다는지 하는 건 ‘사이드 허슬’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경우엔 본업과 연관이 있는지 판단하기 애매모호한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스터디를 하거나 책을 쓰는 등 본인의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들은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일본 기업은 일부러 사이드 잡이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권장한다고 해요. 임금피크제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뇌가 싱싱하지가 않으니(웃음) 일도 줄이고 월급도 줄이는 게 맞다고 판단해서요. 그러면 수입이 줄어드니까 다른 거 해야 하고, 다른 일을 사이드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겠죠

우리나라도 곧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이제 AI가 많은 종류의 직업을 대체하게 될 테니까요. 노동의 유연성이 민감한 이슈이긴 하지만, 스스로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과감히 “전 이 정도 기여하고 이 정도의 보상을 받아도 될까요?”라는 제안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어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이나 미션을 찾는 것이 개인을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일들을 소화하는 와중에 그가 마음을 챙기는 방법]

예전에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실질적인 솔루션을 찾았던 반면, 요즘은 딸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요. 보통 아이가 엄마한테 요새 뭐가 힘든지 털어놓는데 저희는 반대예요. 예를 들어 “엄마가 오늘 누구랑 이야기했는데 마음에 안 들었어”라고 하면, 저희 아이는 정말 단호하고 명쾌하게 “잘라버려”라고 대답해줘요.(웃음) “엄마가 자를 수가 없는 사람이야.”라고 하면 “그럼 만나지 마”라고 하죠. 지민이는 저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니까 굉장히 거침없고 명쾌해요. 그 말을 듣고 있으면 현실적으로 해결되는 건 없지만, 카타르시스가 느껴져요.

그래서 짜증 나고 힘들 땐 저희 딸한테 이야기할 때가 많아요. 최근엔 “그 사람에게 이렇게 조언하는 게 좋을까?”라고 했더니 “절대로 말하지 마 엄마. 사람은 안 바뀌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육아, 또 하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저희 아이는 어릴 때부터 같이 뛰어놀고 학원 다니는 친구가 없어요. 보통 학교 친구보다 학원 친구들이랑 방과 후에 많이 놀잖아요. 그런데 학원도 다 휠체어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말에 저랑 같이 집 앞 카페에 가서 6시간씩 앉아 있곤 하죠. 주로 저는 일하고 지민이는 덕질을 해요.(웃음)

지금은 아이가 좀 커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어려서 손길이 더 많이 필요했을 땐 또 달랐어요.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아이를 부모 둘이서만 키우는 건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손길이 필요할 땐 손길을 줘야 하고 그러려면 도움이 필요해요. 저의 경우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 됐을 때쯤 가사도우미분을 구했어요. 교포분이신데 그분이 아직도 저희 집에 계세요. 13년째 계신 거죠. 그분이 굉장히 안정적으로 봐주셨기 때문에 이 모든 게 가능했어요. 되게 운이 좋았죠. 그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다 저 같은 환경에 있지는 못할 거예요. 좋은 아줌마를 만나는 것도 ‘아줌마복’이라고 하거든요. 그 복이 없었으면 저희 아이가 병원도 많이 다니고 힘든 점이 많았기 때문에 중간에 다 때려치웠을지도 몰라요.

 

[불필요한 ‘결정노동’에 시달리지 말아라]

육아에 있어서 저와 아주머니와 남편의 업무가 확실히 나눠져있었어요. 육아의 부담이 저에게만 왔다면 못했을 거예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결정노동을 더 많이 하긴 해요. 뭘 사야 할지,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 결정하는 일들요.

결정노동에서 중요한 건 어느 정도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저는 영어 유치원은 포기했어요. 이 시기에 영어를 배우는 건 포기한 거죠. 그렇게 “결정노동으로 인한 불안에 계속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걸 헤이조이스에서 선배들이 많이 이야기해줬으면 좋겠어요.

 

Outro

 

[헤이조이스가 만들어낼 시너지]

헤이조이스에 들어오셨다는 것 자체가 결국 무언가에 목말라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네트워크든 스킬셋이든 영감이나 조언이든 뭔가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죠. 그런 열심과 열정을 가진 분들이라면 정말 다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열심과 열정을 가진 분들이 모이면 시너지가 나더라고요. 저는 그런 시너지를 통해 혜택을 많이 본 사람이에요. 제가 페이스북에 무언가를 올리면 여성분들이 도와드리겠다며 손을 많이 내밀어 주셨어요. 헤이조이스도 그런 다양한 캐릭터들을 하나로 모아줄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어요. 누구 엄마, 누구 아내, 어디 이사. 이런 수식어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나답게” 사는 데 필요한 영감, 에너지,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고 될 거라 생각해요.


[도대체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삶의 어느 단계에 있냐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게 다를 것 같아요. 커리어 초기에 있는 사람은 학생 때 공부했던 것, 좋아했던 일들을 찾아가는 것을 ‘나답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운가’ 하는 흥미, 재미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저처럼 아이가 아팠다든지 하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이라면, 그 일을 극복하는 경험이 ‘나다움’을 구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엄청나게 큰 시련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자기 나름의 힘듦은 있잖아요. ‘가장 어려웠을 때 나를 끌어올려 주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거기서 어떻게 기어 나왔고 이겨냈는지’, ‘그때 누구의 도움을 받는지’가 ‘나다움’을 구성하는 큰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전에는 없던 것들이죠.


 

<헤이조이스 프리미엄 컨퍼런스 Con.Joyce>

12월 8일 토요일,
홍윤희 님과 함께 ‘사이드 프로젝트의 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https://heyjoyce.com/product/conjoyce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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