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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 리더십 인터벤션즈 대표, 장은지 님

“다른 사람을 리드하고 싶다면 ‘나’부터 리드하라”

1월 12일 콘조이스 연사 – 장은지 님


장은지 님

이머징 리더십 인터벤션즈 대표

전) 맥킨지 서울사무소 맥킨지리더십센터 센터장/디렉터

20여 년 커리어의 절반을 기업의 빠른 성장을 돕는 전략 컨설턴트로, 또 절반은 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조직 및 조직문화, 리더십 전문가로 일해왔다. 그리고 1년 전부터는 정신과 전문의들과 함께 기업과 리더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기존 시장에 없었던 보다 특별하고 필요한 일들을 벌이고 있다. 일하는 여성들의 ‘야망’은 건강한 기업문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기업의 ‘빠른’ 성장보다 ‘건강한’ 성장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전략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보통 시니어가 되기 전까지는 컨설턴트는 제너럴리스트예요. 짧은 시간 안에 신규 사업 진입 전략, M&A, 인사, 마케팅 등 다양한 주제들을 두루 접하며 제너럴리스트로 일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일한 지 10년 정도 됐을 때 MBA를 다녀왔는데 ‘그동안 나는 어떤 프로젝트, 어떤 토픽, 어떤 사람과 일했을 때 가장 즐거웠나’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 시기가 제 커리어의 변곡점이 되었죠.

그러면서 ‘사람’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컨설턴트의 제안을 직접 실행하고 시장에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결국 조직 내 사람이니까요. 조직, 리더십에 대한 것이 궁금해지던 차였어요.

이전에는 한국의 전략 컨설팅 시장에서 조직이나 HR, 리더십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한국이 점점 성장을 하고 2011년쯤 그 성장의 기울기가 완만해지면서 사람들이 내부 동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리더십, 건강한 조직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된 거죠. 그때쯤 외국에서는 구글 등 다른 문화를 가진 회사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왜 그런 혁신적 시도들이 없는지, 그런 혁신적인 기업이 생기지 않는지’, ‘왜 우리 기업들의 조직문화는 이렇게 천편일률적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반문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제가 있던 컨설팅 회사에서 조직 관련 외국 사례를 한국 기업에 적용해보기로 했고, 그 일을 제가 하겠다고 손을 들었어요. 그때부터 조직과 리더십에 대해 10여 년 정도 또 일을 꾸준히 해오게 됐습니다.

[창업, 빨리하면 할수록 좋은 걸까?]

어렸을 때부터 커리어의 최종 목표는 ‘어떤 형태든 나의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만들겠다’였어요.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인지에 대해선 끊임없이 고민했죠. 정답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30대 말~40대 초가 적당한 것 같아요. 너무 이르면 전문성과 신뢰가 떨어지고 40대 초를 넘어서면 오랫동안 하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쉽지 않아요. 최근 재밌는 조사 결과가 있었는데,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창업자의 평균 나이가 43세였어요. 창업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도와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해요. 그게 되려면 적어도 10~15년은 그 영역에서 일을 했어야 하는 거죠. 그동안 최선을 다해 해왔던 일, 쌓아온 네트워크가 20년 후 창업하기 위한 기반이 돼요.

[리더십 컨설팅 서비스에 ‘정신의학’을 더한 이유]

대부분의 전략 컨설팅 회사의 조직 컨설턴트들이 하는 일은 ‘대기업의 거버넌스/지배 구조나 조직구조를 어떻게 짤 것인가’와 관련된 일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결국 그것을 만드는 사람인 ‘리더’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컨설팅 회사에서 하는 일보다 사람을 깊이 있게 보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고요.

지금 같이 일하는 코파운더(Co-founder)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20년 지기 친구인데요. 사업을 시작하기 3년 전쯤부터 만나면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저는 늘 정신과 의사의 시각과 분석이 궁금했거든요. 사람을 진짜 들여다보려면 표피적인 진단을 넘어 상대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행동의 이유가 되는 과거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깊이 있게요.

지금까지 유수기업의 뛰어난 50~60대 리더분들을 정말 많이 만났는데 그런 분들이 쉽게 변하기는 어려워요. 근데, 그분들의 리더십이 정말 바뀌는 순간들이 있는데 세 경우에요. 첫째는 이혼할 때, 둘째는 본인이 암에 걸렸을 때, 셋째는 자식이 반항할 때.(웃음) 1년 내내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마지막 세션이 되면 털어놓는 게 “내가 사실은 아들이 하나 있는데..”예요. 사실 그게 가슴속 가장 큰 고민이었던 거죠. 그런 순간들을 마주하다 보니 결국 리더들도 사람이고, 사람은 ‘감정’이 건드려졌을 때 변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예를 들어 “수평적이고 공정한 리더가 되어야 해”라고 이성적으로 설득할 때가 아니라, 실제로 본인이 수평적이고 공정하지 못해서 누군가에게 크게 상처를 주었다거나, ‘내가 무너지는 경험’을 했을 때에야 변해요. 감정적인 동기가 필요한 거죠.

[리더십을 가르치던 컨설턴트, 한 회사의 ‘리더’가 되다]

대표로 사업과 조직을 이끄는 건 너무 힘들어요.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걸 매일 생각하게 돼요.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고요. 그럼에도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성장에 대한 욕구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 일을 하는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죠. 고난을 거름으로 쓰면서 성장하고 있어요.(웃음)

특히 어려웠던 부분은 제 성향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이었어요. 리더십 진단을 하면 저는 직관적으로 목표를 제시하고, 등대가 보이면 돌진하는 성향으로 나오거든요. 그러다 보니 돌진하는 과정 중에 다른 사람의 상태를 잘 살피거나, 친절하고 자세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그동안 그걸 못하는 수많은 리더들을 봐왔고 조언도 해드렸는데, 제가 그러고 있더라고요.(웃음) 제가 이런 일을 하니까 스스로 성찰하고 반영하는데도 쉽지 않더라고요.

 

 

[다른 사람을 리드하기 위해선 ‘나’부터 리드하라]

‘리더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한가?’, ‘리더와 팔로워가 구분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조직의 태스크에 따라 한 사람이 리더가 될 수도 있고 팔로워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될 거예요. 다시 말해 모두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환경이 되는 거죠. 그래서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구분하기 보다 ‘스스로에 대한 리더십(Centered Leadership)’을 가지는 것이 필요해요. 저는 “Lead Self, Lead Others, Lead Organization.”이라고 하는데, 리더십은 나 자신을 리드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나를 리드할 수 있는 힘은 의미, 소명,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그것들을 도와주는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어요. 그 힘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대한 리더십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게 요즘 직장인들에게 부족한 부분이기도 해요. ‘이 일이 나에게 왜 중요하고, 이 일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과 사회에 어떤 기여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없으면 30~40년의 커리어를 이어가기가 어려워요.

앞으로 대부분의 밀레니얼들은 2~3년마다 커리어를 옮겨 다니면서 성장의 기회를 찾고, 거기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며 살게 될 거예요. 이미 밀레니얼들은 ‘평생직장’의 개념은 고루하다고 생각하죠. 때문에 앞으로 중요한 리더십은 한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게 아니에요. 어느 조직에 있든지 스스로 중심을 가지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소신과 가치를 확인하며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 본질적인 리더십의 시작이 될 거예요.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

그다음으로 중요한 건 ‘편집’이에요. 과거 100년간은 전문가적 지식이 깊을수록 혼자 업적을 만들기 쉬웠는데, 앞으로는 혼자 하기 어려운 일들이 대부분이에요. 파괴적이고 통합적인 혁신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것들을 붙여서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에요. 있는 시장에서 1,2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찾아내서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내야 해요. 나와 다른 생태계의 전문가를 연결할 수 있는 능력, 누군가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 그런 연결을 하고자 하는 노력. 그런 능력들이 리더십에서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마지막으로 권위와 전문성에 대한 ‘오만’을 내려놓는 게 꼭 필요해요. 사람이 무언가를 3년만 해도 관성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지금 환경에서는 ‘과거와 얼마와 빨리 단절하느냐’가 관건이에요. 다시 말해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거기서 가치를 만들어내고, 관성이 생기면 얼마나 빨리 버리고 또 이동하느냐의 문제죠. 때문에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며 ‘지금 내가 여기에 익숙해지려고 하는구나’, ‘컴포트 존(Comfort Zone)에 있다’, ‘기존 위계나 권위를 휘두르려고 하는구나’라는 걸 인지하는 게 필요해요.

[한국 기업들이 권위주의를 내려놓으려면]

한국이 권위주의를 가지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거의 다 한국 사람(같은 인종)이고, 남성(같은 성)이 훨씬 많았잖아요. 다양성이 부족하다 보니 나이, 군대 등으로 줄 세우기가 쉬우니 위계가 생기게 되죠. 그렇게 생긴 건강하지 않은 문화가 뿌리 뽑히기 쉽지 않은 상황 같아요.

진짜 수평적인 조직은 모두가 다 섞여서 누가 높고 낮은지 구분할 필요가 없는 조직이거든요. 위, 아래가 존재하는데, 그걸 없는 것처럼 생각하라고 강요하는 건 자기모순이에요. 나이, 젠더, 하는 일 등 모든 것이 섞여 있어야 사람들이 줄 세우고 비교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돼요. 영화 <인턴>에서 나이 든 사람이 인턴을 하고 젊은 여성이 대표를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 기업들이 다양성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첫 번째는 ‘젠더’를 섞는 거예요. 여성들이 많이 들어오고 역할이 서로 바뀌고 나이, 배경, 더 나아가서는 장애 여부나 인종 등 모두 섞여야 해요. 그렇게 사람을 한 줄로 세우기 힘들어진 환경이 되어야 위계가 사라질 수 있어요.

[‘최선’과 ‘소명’: 20년간의 커리어 끝에 알게 된 것들]

제 커리어의 순간순간들마다 혼자 했다면 이루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있어요. 개인적인 니즈가 있었을 때 환경적인 변화가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남들은 그걸 ‘Connecting the dots’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그게 ‘Calling(소명)’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크리스천이긴 하지만, 제가 이런 일을 하도록 누군가 이끄는 느낌을 되게 많이 받아요. 그런 게 지금까지의 제 커리어를 만들어왔죠.

사실 컨설팅 일도 우연히 시작했어요. 원래는 이런 거 저런 거 해보다가 결국 졸업하면 유학 가려고 했죠. 그런데 지인이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찾는데 한 번 해볼래?”라고 제안하셨고, 그때 당장 할 일이 없어서 하겠다고 했어요. 전혀 몰랐고 처음 해본 일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리서치하고 인사이트를 만들고 보고서를 쓰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그때 ‘이걸 한번 계속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매번 저에게 다음 기회들이 온 건 그 당시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재밌게 해보겠다’는 마음가짐 덕분이었지, ‘몇 년 차가 되면 어디로 가야지’라는 계획 때문은 아니었어요. 많은 분들이 ‘이름 있는 회사의 어떤 포지션에 가고 싶어’라는 목표를 세우는데요. 정말 그 일이 하고 싶다면 꼭 그 회사, 그 자리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작은 회사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곳에 가서 최선을 다하고 전문성을 쌓다 보면 기회는 오거든요. 그런 사람에게 커리어를 확장하기 위한 기회는 언제든 열린다고 생각해요. 그걸 의심할 필요는 없어요.

[일하는 사람이 처절할 정도로 추구해야 하는 것, 탁월함]

‘탁월함’이 제 커리어에 있어 중요한 모토예요. 조금 거칠게 이야기하면 처절한 ‘을’의 마인드이긴 해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접했을 때 ‘대체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할 정도의 탁월성을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년간 일을 하며 이 태도가 몸속 깊이 배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태도와 기준이 다른 사람들과 일할 때 장애가 되기도 해요. 제 책상 앞에 ‘비장해지지 말자’라는 문구를 1년 내내 붙여 놓았어요. 탁월성을 추구하다 보니까 항상 비장해지거든요.(웃음) 저도 비장해지지 않고 싶은데, 막상 어떤 상황이 되면 ‘이게 말이 돼? 왜 이거밖에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고 자꾸 비장해져요.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싶어요. 너무 항상 비장하면 피곤해지잖아요.

[소명은 ‘해야 한다’는 감정인가? ‘하고 싶다’는 감정인가?]

‘하고 싶은데, 내가 이걸 할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네?’라는 생각이 들 때 그게 소명(Calling)인 것 같아요. 창업을 하며 과거에 친구로, 또 일하며 만났던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결국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쟤한테 일을 맡기면 제대로 해”라는 신뢰를 쌓았던 것, 기회가 되면 사람들을 만나며 “저는 여기에 관심이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표현했던 것, 그동안 쌓았던 네트워크들이 모여 저 혼자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이게 Connecting the dots 이자 소명이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항상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돼요.

 


 

<헤이조이스 프리미엄 컨퍼런스 Con.Joyce>

1월 12일 토요일, 

장은지 님과 함께 ‘내 세계를 넓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Con.Joyce] 내 세계를 넓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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